2009. 7. 10. 00:13 이슈를 말해죠~/스포츠
매년 올스타전에 성적보다는 인지도 있는, 인기있는 선수가 대부분 뽑히고 있어서 곧 있을 올스타전과 더불어 야구계에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2009년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7월 25일 광주에서 열린다. 지난해 롯데의 폭풍으로 9포지션 독식이라는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하며 "몰지각하도록 과도한 팬사랑" 과 "인기와 실력은 정비례하지만은 않는다." 라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두 부분 모두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좋은 성적을 올려도 유독 팬들의 외면을 받는 선수도 있다. 팬들의 사랑으로 부터 눈밖에 나는 이유야 여러가지 가 있겠지만 어쨌든 그 이유중의 하나로 본인 스스로를 꼽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렇기에 실력에 비해 인기가 떨어져서 올스타전에 뽑히지 못하는 것을 그저 억울하다고만 치부할 수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막상 보여준 것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그저 인기 하나라 꾸준히 올스타전에 연명한다면 그것 역시도 유쾌한 모습은 아니라고 본다.

 

 

 1. 출중한 기량에도 불구하고 왜 인기가 없냐라는 건..

 

 한국시리즈를 2연패 한 SK를 보면서 가장 많이 느끼는 것은 "역시 야구를 잘해야한다." 라는 점이다. 단지 그 이유 뿐이라고 보긴 힘들겠지만, 최근 몇 년 사이 SK의 팬이 상당히 급증했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현대의 연고지 이전으로 말미암아 소외받았던 인천 야구팬들의 원천적인 열성이 SK쪽으로 마음을 잡았고, 문학 경기장이라는 대한민국 최신식 구장의 설비, 그리고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 눈가리고 아웅의 전형이긴 하지만, 어쨌든 팬들을 향하는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SK 구단의 "스포테인먼트"라는 적극성이 이뤄낸 성과일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하며, 지난 2년간 철옹성같은 레벨을 보여준 '실력'에서 기인한 바가 가장 크다고 본다.

 

 인기가 실력에 미치지 못하는 대표적인 선수는 바로 정근우였다. 정근우는 젊은 나이와 출중한 야구 센스, 고른 기량을 갖춘 선수 이며, 국가대표 출신의 준족으로 자랑하는 내야수이므로 인기를 끌만한 요소는 다분했다. 그러나 지나친 승부욕으로 말미암아 상대 선수를 주루를 위협하는 행동으로 동업자 정신을 위배했다는 비난을 받았으며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는 교묘하게 심판의 눈을 피해 두산 이종욱의 다리를 낚아채는 장면이 TV에 잡히면서 엄청난 비난을 받았다.

 

 사실 SK는 김성근 감독의 치밀한 스타일의 야구로 정상을 차지했지만 "재미있고, 인기있는 야구" 라는 인식과는 거리가 멀었다.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은 이미 2002년 LG시절 준우승을 차지했음에도 "신바람야구" 라는 모토를 걸고 있는 LG 수뇌부에서 "구태의연하고 지루하며 팬들의 등을 떠미는 야구" 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래서 기대 이상의 큰 성과를 올렸음에도 김성근 감독은 경질된 바 있다. 사실 SK의 야구 스타일에 대한 비난을 두고 SK팬들은 "잘하니까 질투하는 시샘어린 시선"으로 치부하지만, 솔직히 정도가 지나친 면이 다분한 것은 사실이다. 해태가 한국 야구판을 독식하던 시절에도 이런 비난은 없었고, 현대와 삼성이 득세하던 시기에도 "돈으로 선수들을 사와서 돈으로 도배했다." 라는 비난이 일었을 뿐, 그들의 플레이를 두고 "저질 야구"라고 비난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좋게 말해 철두철미하고 나쁘게 말해 치졸한 스타일인 그러한 김성근식 야구가 아니었다면 SK는 지금처럼 극강의 이미지를 갖추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또한 그러한 SK의 스타일은 팀을 강하게 한 반면, 김성근 감독이 주창한 승부욕의 최일선에 섰던 선수들을 일반 야구팬들의 공적으로 내몰게 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정근우를 비롯해 채병용, 윤길현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정근우의 다리내밀기, 채병용의 빈볼이나 윤길현의 욕설 파문은 정도가 지나쳤다는 부분에서 SK팬들도 충분히 수긍해야만 하는 부분이다. 그 마저 도 "팬 사랑"의 일환으로 모르쇠로 일관한다면 그건 발전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는 대화의 의지 자체가 없는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단지 그것 만으로 SK의 야구를 단정지을 수는 없는 것도 사실이다. 나 역시 SK를 매우 맘에 안들어 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SK의 야구 자체가 "재수없다." 라는 부분은 감정적으로 분명 존재하지만, 이성적으로 봤을 때 "잘한다." 라는 결론을 배제시킬 수 없음도 당연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러한 SK의 이미지는 

 

 "내가 두산을 싫어하는 것은 LG팬이기 때문이고, 내가 SK를 싫어하는 것은 야구팬이기 때문이다."

 "내가 LG팬들을 싫어하는 것은 두산팬이기 때문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글을 지지하는 것은 야구팬이기 때문이다."

 

 라는 인터넷상의 인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SK의 야구는 쓸데없이 시간을 끌고 투수를 죽도록 바꿔대며, 도루하는 주자를 발로 위협하는 스타일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과거의 그러한 모습이 고의적이던 고의적이 아니던,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면 어쨌든 현재로서는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팩트이다. (물론 타팀 팬들, 특히 그러한 플레이에 피해를 본 팀들로서는 이러한 모습이 과거사에 대한 사죄를 하지 않는 일본 만큼 꼴 보기 싫을테지만 말이다.)

 

 참 잘하는 SK의 선수들 중 WBC나 올림픽에서 독보적인 인상을 심어주지 않는 이상은 SK라는 원죄 때문에 외면을 받는 선수들이 종종 있다. 이러한 것이 사실적인 아쉬움이다.

 

 반면 또 하나의 경우는 자기관리에서 실패한 모습의 선수들을 들 수 있다. SK의 박재홍 같은 경우는 "리틀 쿠바" 라는 별명에 걸맞게 국제대회에서도 빼어난 성적을 거뒀고, 신인시절부터 괴물의 기량을 과시했지만, 이미 그 때 부터 팬들의 비난을 달고 살았다. 그것은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그의 태도가 기본적인 "예의"라는 부분과 거리가 있었기 때문이었고, 그것은 그가 현대 유니콘스 시절 부터 지속되었다. 심지어 팀 선배인 전준호가 그의 태도에 대해 충고하자 당시 감독이었던 김재박 감독이 "혼자 놔둬도 잘하는 아이니까 그냥 두라." 고 했다는 말은 신문에도 실리며 실소를 자아내게 할 정도였다.

 

 또한 LG의 서승화처럼 폭력사태와 플레이 도중의 실수가 한 선수에 대해 치명적인 위해로 이어지며 벌어진 경우도 있었고, 롯데의 정수근처럼 사생활에서 벌어진 폭력적인 사태, 두산의 윤승균 처럼 실형을 선고받을 만큼의 범죄를 저지른 경우도 존재한다. 결국 이 부분은 모두 선수 스스로가 자기관리를 하지 못한데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이유가 아니라 단순히 인기 없는 팀의 혹은 성적이 좋지 않은 팀에 있다는 있다는 이유만으로 번번히 고배를 마시는 선수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일 것이다.

 

 

 2. 실력과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인기라지만...

 

 양준혁과 이종범을 들면 좋은 예가 될 수도 있다. 투수로 치면 송진우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어떤 경우가 됐던 이들이 올스타 투표에 뽑히지 않았을 때, 다른 루트를 통해 이들을 올스타전 경기장에 세운다고 해서 이를 비난할 이들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이들이 당장 당해년도에서 부진하거나, 나이로 인해 이제는 잊혀질 때라고 봐야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이들은 분명 한국야구사 전체에 길이 남을 올스타인 '레전드' 이기 때문이다.

 

 기량이 다소 기복을 보인다 하더라도 꾸준히 팬들의 인기를 차지하는 파이팅과 자기관리, 팬과의 친화도를 보여주는 선수들의 경우는 올스타전에 지속적으로 뽑힌다해도 그것은 용납의 한계 이내에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선 아마도 이종범, 양준혁, 홍성흔, 박진만 등의 선수를 볼 수 있지 않나 싶다. (그렇다고 이들의 올 시즌 성적이 올스타에 뽑히기에 미흡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단지 인기있는 팀의 선수라는 이유로 꾸준히 올스타로 연명한다는 것은 볼성 사나운 일일 수 밖에 없다. 이것은 솔직히 투표하는 팬들의 수준을 통탄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는 공허한 안타까움으로만 남는다.

 

 심지어 시즌 경기중에는 자기 팀 선수지만 왜 저러는지 모르겠다고 하면서도, 막상 투표에서는 미워도 우리선수니까 일단 밀어준다는 심뽀는 결국 올스타전의 분위기를 퇴색시키는 후진적이고 낙후된 이기적인 아집에 불구하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역시 팬의 숫자와 물리력이 가장 높은 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축구에서는 수원 삼성이었고, 야구에서는 롯데 자이언츠다.

 

 롯데는 지난해 10개의 포지션 중 9개의 포지션을 독차지했지만, 몇 개의 포지션에서는 한탄과 비웃음으로 대신받아야 했다. 올 시즌 초반 롯데가 주춤할 때는 이러한 분위기가 덜했지만, 롯데의 상승세가 이어지자 또다시 이러한 모습이 보여지고 있다. 특히나 유격수 1위 박기혁이라는 결과는 비웃음의 절정에 달할만한 몰지각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참고 2008

 

posted by 알 수 없는 사용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