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0.04 22:43 이슈를 말해죠~/기타

1. 한국에서 성우란?
- 대략적 흐름

2. 성우 커뮤니티 분위기 파악
- 메이저 커뮤니티
- 더빙판의 팬들
- 성우의 팬들
- 성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

3. 성우 붐이 일으킨 팬덤문화
- 캐스팅을 물고 물고
- 성우놀이(더빙놀이)








1. 한국에서 성우란?

강수진
김승준
홍시호


1번 문제, 위 세명을 아시나요?
뭐 포스팅이 포스팅인만큼, 누구나 위의 세 사람이 '성우'라는 점은 쉽게 짐작하셨으리라 싶습니다.

그럼 2번 문제, 위 세 명이 연기한 캐릭터를 각각 세개씩 말해보세요.

이 문제에 대답하실 수 있는 분이라면, 성우계를 좀 알고 계시는 분이라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과장 좀 섞어서 쉽게 말하자면, '그대는 성우 오덕'이라 부를 수도 있죠 ㅋ



2008년 기준 우리나라에는 약 650명의 성우가 활동하고 있습니다.(성우협회 등록회원 기준)

 

알고 계셨나요? 한석규 씨도 성우 하시다가 영화계로 나가신 분이죠 ^^




우리나라에서 처음 성우라는 '직업'을 위한 인재를 모집한 것은 194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TV가 보급되지 않았던 시절에 성우는 주로 라디오 드라마 등에서 활동하면서 
알게 모르게 팬들을 거느리고 있었습니다.  

성우들이 웬만한 아이돌이나 연예인 못지 않은 대접을 받았던, 성우 인기 최절정의 시기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TV가 전국에 보급되면서,
얼굴과 몸매, 패션으로 시청자의 이목을 끄는 스타들이 등장하게 되었고,
이에 따라 목소리만을 무기로 삼는 성우는 점차 빛을 잃고 그림자 속으로 물러나게 됩니다.
'성우'라는 직업의 존재감 자체도 희미해지게 되었죠.

이 시기에 성우들은 주로 애니메이션, 외국 영화 등의 목소리 주인공으로서
"하니의 홍두깨 성우"나 "X 파일의 스컬리 성우" 정도의 얕은 인지도를 가진게 전부였고,
그들의 존재에 관해 일부러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드물었습니다. 
국민들이 널리 알고 있는 성우라면, 가끔씩 교양/연예 프로그램에 얼굴을 비추던 배한성 씨 정도?

이 침체기가 꽤 오래가다가 ...

90년대 후반 들어 일본 애니메이션의 수입이 본격화되면서,
다채로운 애니메이션들이 대량의 팬을 확보하게 되고 이와 함께 성우들이 다시 주목을 받게 됩니다.
(저도 사실은 턱시도 가면님의 목소리가 너무 매력적이라 성우계에 그만 ...살짝 발만 담갔습니다만)

애니메이션의 인기와 성우의 인기는 거의 비례하는 수준이었고,
PC통신을 근간으로 한 '성우 팬클럽'이라거나 '스타급 성우'들이 떠오르기 시작한 것도 이 시기입니다.


지금은 애니메이션 전문 케이블 채널 등의 등장으로
어린이를 위한 더빙판 애니메이션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성우 인력시장이 커짐과 함께
성우 팬덤도 10년 전에 비하면 크게 성장한 편입니다.




2. 성우 커뮤니티 분위기 파악

- 메이저 커뮤니티

우리나라 한국 성우 커뮤니티에는 양대 산맥이 있습니다.

다음카페 캐스팅뱅크(이하 캐뱅)
http://cafe.daum.net/CastingBank

디시 성우갤러리
http://gall.dcinside.com/list.php?id=radio_actor


캐뱅은 한국성우 팬들의 총 집합지라고 볼 수 있는데요.
오늘 방영한 더빙 외화의 캐스팅 정보 등의 자료를 중심으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캐스팅이나 성우의 연기에 대한 비평글이 올라오기도 하고, 대체로 진지한 분위기의 커뮤니티입니다.
(성우는 물론이거니와 PD 등의 업계 종사자들이 자주 들르기 때문일까요.)
성우의 이름 뒤에는 반드시 '님'을 붙이는 나름의 독특한 문화도 가지고 있습니다.

디시 성우갤러리는 역시 디시의 특성상 캐뱅에 비해서 상당히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성우들에 대한 자유로운 주제의 대화가 오가고 있습니다.
캐뱅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성우들을 별명으로 부르기도 하구요.
(독서소년, 간지터 등 ;;)
그래도 다른 디시갤에 비해서는 상당히 매너 있는 갤러리라는 소문도 있더군요...
아무래도 성우팬덤계에 "까는 문화"보다는 "모시는 문화"가 우위를 점하고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습니다.




- 더빙판의 팬들

주소는 못 찾겠습니다만, 흥미로운 더빙판 커뮤니티 중 하나로 X-FILE 커뮤니티를 꼽을 수 있겠네요.
(지금은 없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90년대 중후반 주요 성대모사거리가 될 정도로, 원래 배우들보다 성우들이 더 인기를 끌었던 외화 엑스파일.
이 엑스파일이 DVD로 출시될 적에, "원래 배우 목소리가 거부감 든다"는 이유로
팬들이 DVD 제작사에 요청하여 특별히 더빙을 넣어서 발매했다는 전설적인 사례가 있더군요.




- 성우의 팬들

일본의 경우에는, 우리나라로 치자면 SM과 같은 전문 성우 소속사가 따로 있어서
잘 나가는 성우의 경우에는 공식 팬클럽 및 화보집이나 음반이 나오고,
단독 콘서트까지 열릴 정도로 '성우'라는 키워드가 하나의 시장을 구축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나라는 관행상 공채로 뽑힌 성우는 5년이 지나면 프리랜서로 독립을 해야 하기에
재정적 기반도 산업적 기반도 갖추어지지 않아서 성우의 자체적인 콘텐츠 생산이 없고
이에 따라 팬덤 문화가 상당히 약한 편입니다.

그래도 성우의 팬카페가 있긴 있습니다...

강수진 성우 : 수진사모
http://cafe.daum.net/sujinsamo

홍시호 성우 : 맑은 목소리 성우 홍시호
http://cafe.daum.net/rldud1515

최덕희 성우 : 덕희다솜
http://cafe.daum.net/dukhee

그러나 앞서 말했듯이 개별 성우를 주축으로 한 콘텐츠 산업이 발달되지 않은 관계로
(즉, 떡밥이 없는 관계로)
팬카페의 활동도 크게 눈에 띄지 않으며, 카페의 핵심멤버 몇 명이 성우와 친분을 유지하는 정도가 고작입니다.



- 성우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

2000년대에 들어 극장에서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수입개봉하기 시작하여,
베일에 감춰져 있던 성우들이 시사회 등에 나타나는 모습이 인터넷 신문에 뜨기도 하고,
연봉 10억을 자랑하는 성우가 존재한다는 근거있는 소문이 떠돌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나레이션을 맡는 독특한 음색의 성우들이 관심을 끌기도 하면서
성우가 되고자 하는 꿈을 품은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가장 쓸만한(?) 성우로의 관문은 KBS 공채인데 ...
슬프게도 일년에 남녀 합해 단 12명만 뽑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 외에 여타 케이블 방송국까지 합해도 기존에 활동하는 성우의 활동기간이 길 뿐더러, 
신인에 대한 수요가 워낙에 적은 동네라 ... 성우 지망생들은 많은 고충을 안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배경으로 나타난 것이 성우 지망생 카페입니다.

성우가 되는 지름길
http://cafe.daum.net/allthatvoice

성우만들기
http://cafe.daum.net/voice4u

위와 같은 카페 등에서 성우지망생들은 서로의 고충을 나누기도 하고,
성우계의 대기업(?) 공채를 위해서 스터디를 하구요. 자신의 연기 파일을 올려서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3. 성우 붐이 일으킨 팬덤문화(?) 및 이슈

 - 캐스팅을 물고 물고

성우 팬덤에서는 캐스팅 하나로 먹고 삽니다.  이거 가지고 화제도 만발하는데, 몇가지 패턴을 소개해 보겠습니다.

 1) 방송사에 따른 캐스팅 변경
'웨딩 피치'라는 애니메이션의 경우 MBC에서 첫방영을 하고 SBS에서 새로운 성우진으로 재방영을 함에 따라
어느 쪽 더빙이 더 좋냐를 두고 팬들이 논쟁을 벌인 사례가 있습니다.
(...상당히 옛날 떡밥이 되어버렸지만요)

 2) 나의 xx는 무조건 xx님이 하셔야!
최근의 제가 기억하는 사례로는 극장판 애니메이션 원피스가 있군요.
계약 문제였는지 성우분의 스케줄 문제였는지, 원피스의 인기 캐릭터 중 하나인 상디의 담당 성우가
줄곧 그 캐릭터를 맡아 오셨던 성우분에서 다른 듣보잡 성우분으로 변경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안 어울린다고 난리가 났죠 ... ( '')

 3) 원판?(자막) 더빙판?
사실 이게 제일 말도 많고 시끄러운 녀석입니다.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 후, 일본 애니메이션들이 원판 그대로 인터넷을 통해 흘러들어오게 됨에 따라
소위 말하는 '원판 매니아'들이 생겨나게 되었는데,
이 원판 매니아들의 문제가, 무조건 일본 원작의 성우들만을 옹호하는 경향이 있어서
한국 성우의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한국성우 팬들을 자극하게 된다는 겁니다.
지금도 여기저기에서 쌈질이 나고 있습니다.
뭐... 결국엔 취향 문제지만요.

미드 등의 외화의 경우에는 무조건 원작을 지지하는 세력이 좀 강해서, 
여기저기서 더빙판을 무조건 반대하는 목소리들이 많이 들리곤 합니다.



궁금하시면 검색창에 더빙 반대라고 쳐보세요 ( '') 많이 나옵니다 ...




 - 더빙놀이

이건 뭐 원래 성우의 더빙이 마음에 안들었다거나 그런 이유가 아니라,
단순히 '성우'를 향한 일반인들의 동경에서 시작된 놀이입니다.

주로 성우계보다는 애니메이션 팬카페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구요...
동영상 서비스의 발달이나 일반인들이 녹음/믹싱 프로그램을 다룰 수 있게 됨으로서 나타난
비교적 최근에 형성된 문화라서 그런지 ;; 네이버 쪽에서 압도적으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질러보이스
http://cafe.naver.com/jirsem




4. 정리하며

사실 성우계가 잘만 살리면 이슈거리도 많고 엄청난 떡밥이 무지 많은 동네입니다만
우리나라에선 여러가지 이유로 크게 활성화가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1) 현재 성우계를 발달시킨 주 요인은 애니메이션인데 ...
이놈의 애니메이션이 우리나라에서는 '애들용'이라는 인식이 아직까지 강해서
성우 하면, 나레이션보다는 애들을 위한 방송 프로그램의 연기자 정도의 이미지가 떠나가질 않습니다.
일본처럼 성우가 스타가 될 가능성은 높음에도, 이러한 사회적 인식 때문에 사회적 주목도가 상당히 낮은 편이지요.

 (2) 내가 좋아하는 성우 자료를 올리려고 해도 ...
성우 목소리가 듣고 싶어 올리는 웬만한 방송물은 다 저작권에 걸립니다. 
일본 원판 원피스를 올리는 것은 열외지만 한국 더빙판 원피스를 올리는 것은 심의 대상입니다.
공유하고 즐길만한 자료를 올리기가 힘든 현실입니다.

 (3) 성우 세계 자체가 폐쇄적이라 ...
성우분들 스스로가 방송 출연을 그닥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고,
가끔씩 들려오는 여전히 고압적이고 폐쇄적인 성우 세계 내부의 분위기가,
그들을 "어쩐지 멀게만 느껴지는 당신"으로 만들고 있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여건 등으로 적극적인 팬덤 문화를 형성하기엔 아직 무리가 있는 모양입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성우계'란 일종의 연예산업의 '미개척지'라고 정의를 내리고 싶군요.

오늘 발표, 이상입니다 ~



아이고 간만의 제대로 된 포스팅 하려니 빡세네요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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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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